이번엔'가짜 복지사'...허위 실습으로 학점 따고 자격증 받고

by 경사협 posted Aug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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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가짜 복지사’… 허위 실습으로 학점 따고 자격증 받고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7-08-31 14:32

허위학력에 대한 사회적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수업에서 현장실습을 하지도 않은 학생들에게 현장실습과목 학점을 줘 ‘가짜 사회복지사’를 만들어낸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고려대가 이런 사실에 대한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은폐의혹마저 일고 있다.

◆하지도 않은 현장실습으로 학점 따고 졸업하고 자격증 받고 = 31일 한마음 사회복지법인 등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학기 고려대 서창캠퍼스 사회학과 K교수가 개설한 인문정보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사회복지현장실습(3학점)’을 신청한 장모(49)씨 등 7명은 한마음 사회복지법인에서 현장실습을 했다고 속이고 학점을 받았다. 이들은 이렇게 딴 학점 등으로 사회복지 대학원 졸업자에게 주어지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받았다. 역시 K교수의 2003년 2학기 현장실습과목을 수강한 학생 중 이모(36)씨 등 4명도 초정노인복지재단에서 현장실습을 했다고 신고했으나 초정노인복지재단에 실습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씨 등 2명의 경우에는 고려대에도 실습일지 자료가 없거나 신고한 신고기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복지기관을 방문하고 실습도 했다”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실습보고서나 자료는 시간이 오래됐고 학생들이 가지고 있어 제시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화일보가 입수한 한마음 사회복지법인의 ‘사회복지현장실습 이수 관련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한 회신(2006년 10월10일)’에 따르면 ‘장모 외 6명은 저희 기관(한마음 사회복지법인)에 실습요청한 바 없고 실습한 사실도 없음을 확인한다’고 돼있다. 초정노인복지재단이 같은해 9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보낸 공문에도 이모씨 등의 ‘실습일지 자료 없음’등이 명시돼있다.

◆고려대의 사실 은폐의혹 = 고려대가 이런 사실의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은폐의혹마저 일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2월 교육부의 사실확인 요청에 대해 ‘현장 실습을 담당교수(K교수)의 책임 하에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고 회신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한마음 사회복지법인 등에 확인한 뒤 회신했다”고 밝혔지만 한마음 사회복지법인 측은 “고려대로부터 어떠한 확인 요청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관계자는 “허위로 실습이 확인된 만큼 고려대가 학점이수와 졸업을 취소해야한다”며 “그래야 협회에서도 자격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허위로 실습을 한 것으로 의심돼 실습확인서를 요청하는 경우만 매년 600여건”이라며 “제대로 된 사회복지사는 절반도 안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는 120시간 현장실습과 실습보고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실습과목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보니 논란이 많다”며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실습기관 자격과 실습시간 등의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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