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으로 추진되던 사회·복지분야 사업이 지방으로 대폭 이양되면서 각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으로 이양된 사회·복지사업의 주요 재원인 ‘분권교부세’가 오는 2010년부터 자치단체들이 임의적으로 재정지출을 할 수 있는 ‘보통교부세’로 통합 운영됨에 따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관련 재정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분권교부세는 지난 2005년 참여정부가 67개 복지 관련 사업을 포함, 149개 국고보조 사업을 지자체로 이관하면서 필요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도입했다.

11일 경북 안동시의 경우 2005년 사회복지 분야 지방이양사업 전체 예산은 150억3000여만원으로 이 중 국가가 지원해준 돈은 53%인 79억8000여만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사회·복지 분야 예산 249억5000여만원 중 국비지원액은 47.6%인 118억8000여만원에 그쳤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복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비지원이 줄면서 지자체 부담만 늘어난 셈이다.

안동시 복지행정 담당 김선용씨는 “지난 6월 25억원을 들여 안동장애인종합복지관을 준공했으나 재원 부족으로 연간 운영비 6억~7억원을 확보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며 “사회복지 분야의 지방 이양으로 인해 지난 4년간 시의 부담은 1.7배 증가해 지역 실정에 맞는 자체 복지사업을 펴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대전시 동구는 2400억원 규모의 2009년 예산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지만 세입 차질 등으로 전체 예산의 12%(256억원)를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국가나 시가 보조하는 사업에 대해 구청이 부담금을 확보하지 못해 기초생활보장급여와 기초노령연금 등을 100% 반영하지 못하는 등 저소득층 지원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설투자가 필요한 장애인 및 노인복지시설 확충 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부담은 더욱 크다. 강원도가 2004년 집행한 노인시설 투자 예산 97억여원 중 국비 지원액은 70.15%인 68억1300만원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노인시설 예산 284억3500만원 중 국비지원액은 48%인 138억6500만원으로 줄어 재원마련에 골머리를 앓았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달 공동회장단 회의를 갖고 지방으로 이양된 노인·장애인·아동 등 사회복지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사회복지사업의 지방이양 이후 복지비는 연평균 20.5%씩 증가하고 있으나 자치단체에 지원되는 분권교부세는 겨우 8.6% 증가하는데 그쳐 순수 지방비 부담이 20%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자체의 불만이 팽배해지자 정치권이 대안 마련에 나섰으나 해결까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지난달 20일 ‘복지교부금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분권교부세 대상 사업 중 67개 사회복지분야 사업의 지방비 부담률이 65%를 상회하고 있어 이를 다른 국고보조사업의 평균 지방비 부담률인 30% 수준까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원도 관계자는 “재정자립도에 상관없이 사회·복지 관련사업이 대폭 이양됨에 따라 형평성이 보장되어야 할 사회복지 시혜에 자칫 불균형이 초래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http://news.empas.com/show.tsp/cp_kh/20081212n00437/?kw=%BA%B9%C1%F6